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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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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욱'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8/04/20
    홍정욱 인터뷰와 무릎팍 도사 (8)
  2. 2008/04/04
    노원 병의 노회찬 (8)
  3. 2008/03/21
    [펌/한겨레] 노회찬 대 홍정욱 / 조국 (1)
조선일보 홍정욱 인터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04/18/2008041800888.html


jiva 님이 활자로 된 조선일보 홍정욱 인터뷰를 읽더니 "뭐야 이거, 무릎팍 도사아냐?"라고 말하며 웃었다. 당연히 노회찬을 지지했던 패잔병인 나는 네이버 메인에 올라왔던 그 인터뷰를 차마 정독하지 못했지만, 그의 말에 호기심이 생겨 한번 들여다 보았다. 과연, 그랬다.


jiva 님이 지적하고 내가 동의한 부분은 이 부분.


문 : 누군들 좋아할까마는, 지는 거 너무나 싫어하지요?

답 : 이렇게 말하면 제대로 '안티'가 생길 텐데…. 사실은 져본 적이 없어요."

문 : 벤처 하다 망해 먹었고, 중국 유학 갔다가 중도 포기 한 건 진 게 아닌가요?


여기까지 들으면, 화면이 멈추고, 홍정욱의 얼굴이 클로즈업 되며, 킬빌의 배경음악이 흐르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action! 이라는 소리가 들리면,


답 : 그건 스스로 잘 합리화했어요.


강호동과 주변 인간들 폭소. 뭐 이런 식.


홍정욱은 약점이 많은 인간이다. 예전에 가끔 본 조선일보 인터뷰는 억지로 없는 약점도 만들어서 공격하는 경우가 많아 보기가 불편했는데, 상대가 홍정욱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약점이 그냥 사실 자체로 주어져 있으니 찌르는 것 자체가 흥미진진하다. 문제는 이 정확하게 약점을 타격하는 질문들이 결국엔 홍정욱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을 증폭시키는데 쓰인다는 거다. 언젠가 진중권이 다른 텍스트를 비평하면서 썼던 말을 활용한다면, 이 인터뷰는 풍자의 대상이 되어야 할 홍정욱을 해학의 대상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결과적으로는 그를 보호한다.


홍정욱의 답변은, 굳이 따지자면 그의 '성공'이 '그의 성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 그의 '실패'는 그 실패에도 불구하고 다음 도전을 준비할 수 있는 그 자신의 계층적 환경의 문맥에서 '성공을 위한 준비'로 탈바꿈 되니까. 그런 합리화는 억지로 돈 끌어다 자녀를 유학보낸 중산층 기러기아빠의 자녀들이 할 수 없는 종류의 것이다. 유학은커녕 등록금 대기에도 허리가 휘는 서민층의 자녀들에겐 말할 나위도 없고. 인터뷰 기사는 홍정욱의 아버지가 아들의 유학자금을 대기 위해 밤무대를 전전했다는 '사실'을 애틋하게 보도하고 있지만, 이 역시 마찬가지. 기러기아빠들도 그만한 출혈은 감수하고, 기러기아빠가 되지 못하는 서민층 부모들도 자식새끼 때문에 허리가 휘는 건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과 실패는 나뉜다. 이건 심지어 입지전적이지도 않건만, 존경의 대상이 된다.


인터뷰 자체가, 쇼프로그램이 되어 버렸다. 명사들의 약점을 찌르고, 거기에 대한 '인간적인' 변명을 들으며 친근감을 증폭하는 방식이 언제부터 널리 유행하게 되었는지를 나는 잘 알 수 없다. 쇼프로그램을 즐기지 않으니까. 다만 이 익숙해진 코드가 홍정욱과 같은 위인을 방어하는데 유용하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조선일보의 인터뷰는 그 의도에 부합한다는 면에서 볼 때는, 매우 탁월하다. 이것은 정치신인 홍정욱이 아니라 가령 박근혜와 같은 중량급 정치인을 위해서도 사용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용비어천가와는 다른 방식으로 이미지를 소비하는 대중들 앞에서 정치인을 보호하는 어떤 방식이 탄생한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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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와 동아일보에서 실시하여 4월 2일에 보도된 여론조사 자료라 한다. 전체적으로 봐서는 노회찬이 4% 정도 앞선다. 근소한 우위다.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여론조사 때 정치적 의사를 확실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장담할 수 없는 수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한나라당에 대해선 10% 정도의 우위라도 안심할 수 없다고 말한다. 마지막으로 나온 몇 개의 여론조사를 보면 노회찬은 홍정욱에 비해 4-8% 정도 앞서 있다. 막상 까보면 누가 이길지 모른다. 초박빙의 선거가 될 것이다.


세부적인 사안들을 체크해보자. 전반적으로 볼 때 남자들은 노회찬에, 여자들은 홍정욱에 기울어 있다. 특히 주부들의 홍정욱 지지가 두드러진다. 직업으로 볼 때는 화이트칼라는 노회찬에, 블루칼라는 홍정욱에 기울어 있다. 학력 역시 고학력일 수록 노회찬의 지지가 높아진다. 세대별 지지율을 보면 60대를 제외한 모든 세대에서 노회찬이 앞서 있다. 다만 30-40대의 압도적인 지지율에 비해서, 20대와 50대의 경우는 박빙으로 앞서 있다.


놀라운 것은 인물기준 선호도다. 노회찬이 41.3%로, 홍정욱의 19.8%보다 두 배 이상 앞선다. 인물 선호도에 있어서 노회찬은 남녀, 연령, 직업별, 학력을 불문하고 그 어느 집단에서도 홍정욱에게 뒤지지 않는다. 다만 중졸 이하에서만 0.8% 차이로 뒤질 뿐이다. 전통적인 한나라당 지지층에서조차 인물로만 보면 노회찬이 더 국회의원 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홍정욱은 그동안 <헤럴드 경제>의 사장으로서 경력을 쌓아 왔다고 생각하겠지만, 그 점은 대중에게 전혀 알려져 있지도 않고, 알려져 있다 해도 어필하지도 못하는 것 같다. 막상 내가 <헤럴드 경제> 얘기를 했을 때에도 우리 부모님 역시 처음 듣는다는 반응이었다. 노회찬에 대한 광범위한 인물 선호도는 노원병에서 그가 일으키는 돌풍이 그의 인간적인 매력에 크게 기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물론 그 매력의 본질은 기성정치에 대한 염증이며, 따라서 진보정치에 대한 지향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당장엔 그것이 '인물론'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대안세력을 꿈꾸는 이들이 명심해야 할 현주소다.


정당 기준 선호도를 살펴보자. 한나라당 39.5%, 통합민주당 19.7%, 진보신당 7.9%다. 진보신당은 단숨에 통합민주당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게 되지만, 7.9%만 해도 놀라운 수치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현재 진보신당의 정당 지지율은 1%보단 높고 2%엔 미치지 않는다는 게 정답이다. 서울사람들은 민주노동당이 분당을 했는지는 아는데 왜 했는지는 모르고, 지방사람들은 민주노동당이 분당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모른다. 선거운동을 하다보면 아주 가끔 "지지자입니다. 분당 잘 하셨어요."라고 말하는 사람을 만난다. 마음편하게 백 명중에 한명 꼴이라 생각하자. 이런 사람들이 1%의 진보신당 지지자들이다. 그렇지만 노원 병에서는 지지율이 8%에 달한다는 것은 노회찬에 대한 호감이 진보신당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약 8%의 사람들이 노회찬 때문에 진보신당을 알게 되었으면서도, 진보신당 후보이기 때문에 노회찬을 선택했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노회찬은 홍정욱과 박빙이다. 홍정욱은 한나라당 기존 지지층에다가 약간의 주부와 20대의 지지를 더할 수 있는 정도의, 파괴력이 없는 한나라당 후보다. 노회찬은 엄청난 인물 선호도를 바탕으로 한나라당의 조직과 전통적인 지지층과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진보신당의 전국적인 지지율은 갑자기 높아지지 않는다. 사람들에게 설명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그 얘기를 다할 수 없다. 그저 "노회찬 심상정과 함께 하는 진보신당입니다. 지지를 부탁드립니다."라고 소개할 수 있는 게 고작이다. 하지만 노원 병이라는 하나의 지역구에서라면, 상황은 좀 다를지 모른다. "노회찬은 국회의원이 될만한, 되어야 하는 사람입니다."라고 말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노회찬의 생환은 진보신당의 생환과 동일시될 수 있는 측면마저 있다. 만일 당신이 진보신당을 지지하고, 당신의 지역구에 진보신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에 힘을 쏟아야 하는지는 너무도 명백하다.





P.S 이제 진보신당의 선전 여부는 좌파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문제가 되었다. 20세기 말 김대중 정부에 참여했다가 조선일보의 마녀사냥에 낙마한 후 어떤 정치집단도 지지하지 않았던 정치학계의 원로 최장집 교수가 노회찬과 심상정의 유세장을 찾고 있다는 사실이 그것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거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이 두 사람의 생환을 위해 애쓰고 있건만, 그 가능성은 아직까지도 그리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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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는 ‘변형된 전쟁’이다. 선거가 다가오면 온나라는 각 정당이 자신의 이념과 정책 깃발을 휘날리며 맞붙어 싸우는 전쟁터로 변한다. 지역구 단위에서 후보들은 ‘헌법기관’이 되는 영예와 이익, 그리고 더 큰 정치적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발판을 얻을 수 있기에 온종일 구두 뒤축이 닳도록 지역구를 뛰어 다니고 손이 퉁퉁 붓도록 악수하는 수고를 기꺼이 견디며 ‘백병전’에 돌입한다.


이 ‘전쟁’이야말로 정치적 민주주의를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게다가 이 ‘전쟁’은 성인용 오락 기능도 하고 있다. 경쟁하는 후보를 비교하고 품평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노원 병의 전장은 흥미를 끈다. 출전한 두 ‘전사’가 극명하게 대조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이곳의 대결은 이명박 정부의 국정 방향과 그에 맞서는 대항운동을 각각 인격적으로 표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노회찬 진보신당 대표는 고교 시절부터 유신 반대 운동을 벌였고, 대학 졸업 이후에는 용접공 생활을 하며 노동운동에 헌신했다. 이어 그는 진보정당 운동을 줄기차게 전개하며 진보 진영의 간판스타가 되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며 사회·경제적 약자의 삶을 개선하고자 분투했고, 성장과 경쟁 중심의 이명박 정부 정책에는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한 게 아니라 만명만 평등하다”라는 촌철살인의 명언, “부자 증세, 서민 만세!”라는 간명한 정책구호에서 그의 견해가 잘 요약된다.


반면 홍정욱 전 헤럴드 미디어 대표는 중3 때 미국 명문 사립고로 조기 유학을 떠나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귀국해 30대에 경제신문의 대표가 된 ‘대한민국 1%’에 드는 엘리트다. 200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영 글로벌리더’로 선정하는 등 국제적 지명도를 가지고 있고, 정몽준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조카사위인데서 알 수 있듯이 집안 배경도 화려하다. 어린 시절부터 언론의 조명을 받은 그는 ‘공인’으로의 변신을 차근차근 준비해 왔으며,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그 정책기조에 동의하며 정계에 투신했다.


이러한 경력 외에 두 사람은 외모에서도 대조적이다. 노회찬은 수더분한 외양에 넉넉한 웃음과 두꺼운 손을 가진 옆집 아저씨, 자기 일은 뚝심 있게 확실히 하면서도 주변의 어려운 사람은 꼭 챙겨줄 것 같은 큰형님 같은 인상이다. 반면 홍정욱은 배우 남궁원씨의 아들답게 잘생긴 외모에다 높은 학력과 재력까지 갖춘 동화 속 왕자 이미지, 냉정한 경영판단과 외교관 같은 세련미를 갖춘 예비 재벌 느낌을 준다.


자, 이제 노원 병의 유권자는 누구를 찍어야 하는가? 이에 대하여 즉답을 한다면 선거법 위반이 될 것이다. 다만 노회찬과 홍정욱 중 누구를 선택할 것이냐는 향후 우리 사회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느냐는 선택과 직결돼 있다는 말을 하고 싶다. 자산과 소득의 양극화와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되는 현시기, 유권자는 자신 또는 자기 자식이 홍정욱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꾸며 자신만의 노력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재벌이 되고 왕자가 되는 꿈은 달콤하다. 반대로 유권자는 ‘정글자본주의’보다는 ‘인간의 얼굴을 가진 자본주의’를 희구하며 노회찬의 도움을 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가 대표인 ‘진보신당’이라는 신생 정당의 정강·정책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더라도 말이다. 이상의 점에서 노원 병의 선거 결과는 향후 우리 삶의 방식과 질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예고하는 징표다. 두 사람의 공정하지만 치열한 ‘한판 싸움’을 고대한다.


조국/서울대 법대 교수 기사등록 : 2008-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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